[모던 경성]124년전 외교관 눈에 비친 파리 오페라 “귀와 눈을 현혹시키는 요괴”

[모던 경성]124년전 외교관 눈에 비친 파리 오페라 “귀와 눈을 현혹시키는 요괴”

[모던 경성]124년전 외교관 눈에 비친 파리 오페라 “귀와 눈을 현혹시키는 요괴”

Blog Article

주불공사 김만수는 1901년 6월11일 이범진 주 러시아 공사, 민영돈 주영공사, 민철훈 주독공사 일행과 함께 파리 오페라코믹 극장서 오페라를 봤다. 김만수는 '사람들의 귀와 눈을 현혹시켜서 요괴 등의 이야기를 꾸미는 데 불과'하다고 기록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처음 연극이 시작이 되었을 때 하층에 있었던 악공(樂工)들이 몇 곡의 음악을 연주하자 갑자기 전등이 비추면서 황홀한 광경을 만들었다. 금장(錦帳, 막)이 말려올라가자 그 안의 두 사람의 부인이 성대하게 치장을 하고 서 있었다. 또 한 남자가 서 있었는데 이 두 부녀와 더불어 노래를 불렀다.’ 1901년 6월, 대한제국 공사로 새로 부임한 김만수(프랑스) 민영돈인터넷사업자
(영국) 민철훈(독일)과 앞서 부임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공사를 겸했던 이범진(러시아)을 비롯한 각 공사관 관원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임지로 떠나기 전 유럽 집결지가 파리였던 듯하다. 1901년 6월11일 김만수 주불공사 일행이 관람한 파리 오페라 코믹 극장 내부. 김별내지구대원
만수는 '상등석'인 박스석을 구입, 오페라를 관람했다고 일기에 남겼다. /Opéra-Comique © Stefan Brion ◇프랑스 오페라의 産室 주불공사 김만수(1858~1936)는 손님을 접대하는 주인 역할을 했다. 6월 11일 화요일, 아침에 흐렸던 날씨는 낮이 되자 맑아졌삼성카드휴대폰요금
다. 밤 8시30분 김만수 공사는 이범진 등 공사 3명과 공관원 등 모두 20명을 인솔해 극장으로 갔다. 오페라 코믹(Opera-Comique) 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를 보기 위해서였다. 서구 문명 ‘체험학습’차원이었을 것이다. 1714년 설립된 오페라 코믹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배경이 된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에서 넘어지면 코닿을 만대납대출
한 거리다.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비제 ‘카르멘’(1875)과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1881), 마스네 ‘마농’(1884)이 초연된 프랑스 오페라의 본산같은 곳이다. 김만수 일행이 방문한 이듬해 드뷔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도 초연됐다. 1901년 dti계산법
6월 파리에 부임한 주불공사 김만수가 남긴 한문일기. 6월11일자에 '오페라 꼼미끄'와 '희대'는 한글로 썼다./'대한제국기 프랑스 공사 김만수의 세계여행기' ◇오페라 극장 박스석서 관람 김만수는 6월11일 저녁 오페라 코믹 극장서 본 관람기를 일기에 기록했다. 작품명을 ‘희대’대출이자율계산법
(戱臺)라고 기록했다. ‘영어로는 씨에털, 프랑스어로는 오퇴아털이라고도 한다…이른바 ‘희대’라는 것은 음악 이름인데, 고문(古文)의 남녀의 결혼 이야기를 해석해 이 음악을 만들었다고 한다.’ 관람료는 꽤 비쌌다. 20명 모두 상등표를 샀는데, 150프랑이 들었다고 했다. 오페라 극장 특유의 박스석을 구입했다. ‘네 사람의 사신과 여러 수행bs저축은행
원을 인도해 10여개의 층계를 올라가 왼쪽으로 돌아가 하나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것이 바로 상등칸이다. 대개 제작형태는 반달형태로 삼층을 만들어 구성이 마치 방처럼 생겼고, 벽에는 수백개의 방을 만들었다. 매 층에 방마다 모두 의자 수십여개를 설치했고, 그 아래 빈 마당에는 수천개의 의자를 설치했다.’ bs캐피탈
파리 도심의 오페라 코믹 극장. '카르멘' '마농' '호프만 이야기' 등이 초연된 프랑스 오페라의 산실이다. 가르니에 극장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자정 무렵 끝난 공연 김만수는 공연 내용을 이렇게 소개했다. ‘때로는 한쪽으로부터 남자 복권
수십명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그들이 입는 의복은 모두 프랑스가 100여년전에 입었던 모양으로 바꿔서 착용했는데, 옷은 옷감을 자르지 않고 만들었고, 머리는 양모같았고. 형태나 모습은 마치 도깨비 같았다이렇게 몇차례 하고 10시 경이 되자 음악을 멈추었다.’ 중간 휴식은 30분 정도였다. ‘10시반쯤 다시 음악이 한정치산자
연주되고 휘장이 말려 올라갔다. 공청의 후면은 처음 볼 때는 채색을 한 벽과 문이 여러 곳이 있었는데 사람이 모두 이 곳을 통해서 출입을 했다.지금 보니 문이 있고 벽이 있던 곳에 푸른 비단의 장막을 설치했다. 서양의 침실과 같았다.아까 봤던 소녀 미인이 또다시 나온다. 공청 위에 있던 의자에 앉아서 거울을 보고 치장을 했다. 아까 봤던 남아(男兒)가 몰래 배후에서 그 여인의 치장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있었다. 그러자 이 미인이 불끈 노해서 소리를 크게 질러 꾸짖었다.’ ‘또 한쪽으로부터 수십 명의 남녀가 아까처럼 나와서 춤을 추며 빙 돌았다. 이렇게 몇 차례 하고나서 또 다시 장막을 이루고 멈췄다.’ 김만수가 보기에 오페라는 ‘사람들의 귀와 눈을 현혹시켜서 요괴 등의 이야기를 꾸미는 데 불과’했다. 공연은 12시에 끝났다. 김만수 공사 일행이 다녀간 뒤인 1902년 오페라 코믹 극장서 초연된 드뷔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포스터. ◇오페라 ‘희대’(戱臺)는 무슨 작품? 김만수 일행이 본 오페라 ‘희대’가 어떤 작품인지는 불명확하다. 그가 묘사한 내용으로만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페라 코믹 극장에 1901년 6월11일을 포함한, 그달 공연 스케줄을 이메일로 문의했다. 하지만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극장측이 제공한 데이터베이스로도 확인할 수없었다. ◇좌옹 윤치호의 오페라 ‘파우스트’ 리뷰 김만수에 앞서 좌옹 윤치호(1865~1945)는 1896년11월13일 밤 8시 파리 가르니에 극장서 구노의 ‘파우스트’를 보고 ‘과학과 예술의 접목으로 만들어낸 경이로움’이라고 일기에 썼다. 윤치호는 그해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니콜라이2세 대관식에 특사 민영환을 수행한 뒤, 파리로 건너왔다. 그는 5개월전인 1986년5월29일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글린카 오페라 ‘황제를 위한 삶’을 보고 일기에 리뷰를 남겼다. ‘음악은 아주 훌륭했다. 러시아 역사의 한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나서 훌륭한 발레가 이어졌다. 발레는 아름답고 우아한 청춘의 향연이었다. 그러나 귀여운 10대 소녀들이 나체에 가까운 모습으로 춤췄다.’(국역 윤치호 영문일기 3, 183쪽) 역관으로 간 김득련도 한시로 감상문을 남겼다. ◇정통관료 출신, 중추원 참의 지내 서울 출신인 김만수는 1884년 문과에 급제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 성균관 대사성, 이조참판, 궁내부 특진관을 거쳐 1901년 3월16일 주불 특명전권공사로 임명됐다. 그해 6월6일 파리에 도착해 벨기에 공사까지 겸하다 병으로 사임했다. 11월22일 파리를 떠나 이듬해 2월9일 귀국했다. 이후 칙임관 3등, 봉상시(奉常寺) 제조, 문헌비고 편찬-교정 당상관, 중추원 참의를 지냈다. 고종의 곁을 지킨 정통 관료였다. 강제병합 후 총독부에 의해 중추원 참의로 임명됐으나 1921년 9월 워싱턴에서 열린 5대 열강회의에 제출한 ‘대한인민의 건의서’ 에 참여했다. 일제 식민지배를 반대하고, 민족 자주권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김만수는 파리로 출발한 1901년 4월14일부터 이듬해 2월9일 귀국할 때까지 10개월간 일기를 남겼다. 일기를 제외한 대부분 기록은 6.25와중에 사라졌다고 한다. 김만수 일기는 2007년 학계에 입수됐고, 2018년 번역서가 출간됐다. 아쉽게도 8월27일~9월30일 일기는 누락됐다. 김만수의 기록 덕분에 우리가 몰랐던 124년 전 조선인의 생생한 프랑스 체험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참고자료 김만수 지음, 구사회 양지욱 양훈식 이수진 이승용 옮김, 대한제국기 프랑스 공사 김만수의 세계여행기, 보고사, 2018 국사편찬위원회 편, 국역 윤치호 영문일기 3, 2015 김영수, 100년 전의 세계 일주, EBS북스, 2020 조선 뉴스라이브러리 100 바로가기 ※‘기사보기’와 ‘뉴스 라이브러리 바로가기’ 클릭은 조선닷컴에서 가능합니다

Report this page